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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공부/함께읽기

[2024년 7월] 파시 살베리, 윌리엄 도일 지음 『아이들을 놀게 하라』 작성자 | 이승영 소개협동조합 함께하는연구는 2024년 7월 함께읽기 활동 도서로 "아이들을 놀게 하라"를 선정하여 조합원들과 함께 읽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의 원제는 Let the Children Play로, 한국어판 제목은 이를 그대로 옮긴 '아이들을 놀게 하라'이다. 제목만으로도 아이들에게 놀이의 자유를 되찾아주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렬히 전달한다.  이 책은 2019년 미국에서 처음 출판된 뒤, 2020년 옥스퍼드대학출판부(Oxford University Press)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출간되었다. 한국에서는 2021년 9월 번역판이 출간되었고,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기에 독자들을 만났다.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모임이 제한되고 일상이 비대면으로 대체되던 그 시기, 이 책은 "아이들을 ..
[2023년 4월] 미쉘 자우너의『H-마트에서 울다』 작성자 | 황선영 이번 달 함께하는연구 조합원들이 함께 읽은 책은 「H-마트에서 울다」입니다. 「H-마트에서 울다」는 Japanese Breakfast라는 밴드의 보컬을 맡고 있기도 한 미쉘 정미 자우너(Michelle Chongmi Zauner)가 어머니가 해준 음식을 통해서 어머니와의 기억을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미쉘 자우너의 중간 이름(middle name)인 정미에서도 알 수 있듯 작가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이 책은 아마존, 뉴욕타임스에서 선정한 올해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고, 29주 동안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머물렀습니다. 버락 오바마의 전 미 대통령이 추천한 책에 선정되기도 하였습니다. 책의 어떤 부분이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한국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2023년 3월] 룰루밀러의『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작성자 | 황선영 이번 달 함께하는연구 조합원들이 함께 읽은 책은 룰루 밀러(Lulu Miller) 작가가 쓴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입니다. 이 책은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보통 우리가 떠올리는 에세이들은 작가의 소소한 일화들을 통해 깨달은 삶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에세이들은 흔히들 도서관 문학서적 쪽에 통으로 분류되어 있죠. 그러나 이 책을 읽기 위해 공립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놀랍게도 이 책은 에세이 쪽이 아닌 과학서적에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이 책을 끝까지 읽고 마지막 장을 덮은 후 왜 이 책이 과학서적으로 분류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책이 자전적 에세이의 형식을 빌리고 있지만 결국 작가가 이야기 하고자 하는..
[2023년 2월] 델리아 오언스의『가재가 노래하는 곳』 작성자 | 황선영 「가재가 노래하는 곳」(델리아 오언스, 2018, 살림출판사) 2023년 2월 협동조합 함께하는 연구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을 함께 읽었습니다. 조합에서 함께 읽어 온 책들은 대부분 최근 사회적 문제와 결이 맞닿아있던 사회과학 서적이었는데, 소설을 함께 읽는 것은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에게 조금은 낯선 작업이었지만 소설이기에 더 풍부한 해설을 곁들여 조합원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재미있었던 세미나였던 것 같습니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오랜 기간 동물을 연구하는 생태학자인 작가가 일흔에 써낸 첫 소설입니다. 작가 델리아 오언스의 원래 직업은 생태학자로, 이 소설책을 출간하기 전 오랜 기간 야생동물을 관찰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그 성과를 집대성한 2권의 책으..
킴 닐슨의 『장애의 역사』 작성자: 이승영 함께하는연구의 2021년 8월 함께읽기에서 읽고 토론한 도서는 킴 닐슨 저자, 김승섭 번역의 『장애의 역사』 (동아시아 출판, 2020년)이다. 본 글에서는 『장애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하고, 개인적인 감상평을 제시한다. 원서 제목: A Disability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번역 출판된 이 책의 한국어 판의 제목은 '장애의 역사'이지만, 이 책의 원제는 "A Disability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로, 직역하면 '미국의 장애사'다. 15세기 이전 북아메리카 토착민이 거주하던 시기부터 원서가 출간된 2010년 초반에 걸친 시기를 관통하며 미국에서 '장애'가 어떻게 등장하고, 어떻게 다뤄졌으며, 어떠한 과정을 거쳐 그 개념과 ..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존 레스타키스 지음/번역협동조합 옮김, 착한책가게, 2017년) 작성자 | 최지현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경제민주주의에 대한 역사적, 이론적 쟁점을 제시하며 협동조합 운동의 성장에 대한 역사적 관점을 제기한다. 두 번째 파트는 경제민주주의 혹은 인간적인 경제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실현된 모습, 즉 협동조합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세 번째 파트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하에서의 세계 경제상황과 이러한 상황에서 협동조합은 어떤 전망을 갖는가를 논의한다. 원서의 제목은 ‘humanizing the economy’, 즉 경제 인간화되기 이다. ‘경제 인간화되기’ 혹은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첫 장(1장)과 ..
『로버트 오언』 로버트 오언(G.D.H. 콜 지음, 홍기빈 옮김,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2017년) 작성자 | 조미형* 역자 서문에서,   로버트 오언은 당시 시작된 산업사회에서 [아직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타날 문제를 예견한 예언자 역할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역자는 말한다.   “기계제 생산의 도래는 항상 인간에게 풍요와 편리만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와 도덕을 심히 침해하기도 하며, 심지어 실업과 불평등 상태로 밀어 넣을 수도 있다. 산업의 합리성과 인간의 자유 및 연대라는 도덕적 가치가 최대한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합리적 재구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버트 오언은 사회를 합리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하였다. “정부 및 공공, 시장, 시민사회라는 낯익은 3분법만으로는 부족하며..
『이기적인 착한 사람의 탄생』 이기적인 착한 사람의 탄생 (유범상 지음, 학교도서관저널, 2018년) 작성자 | 최보라『이기적인 착한 사람의 탄생』은 빈곤과 불평등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강의하는 유범상 교수가 성북도서관의 인문학 강좌에서 강의하고 동료들과 토론한 내용을 정리하여 그 결실로 출판한 책이다. 저자는 대중들이 문제에 대해 보다 쉽고 본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문학작품을 빌어 자본가와 노동자의 탄생과 그들이 맺고 있는 관계와 제도를 깊이 고찰하도록 안내한다. '돈'을 가진 사람에게는 '멋진 신세계'인 자본주의 사회가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취업난, 갑질, 비정규직, 산재사망 등 불편하고 부당한 세상일 뿐이다. 저자는 자본주의의 사람들을 '이기적인 착한 사람'이라고 칭한다. 거기에는 돈을 가진 자본가와 고용돼 일하는 노..
『질의응답』 질의응답 (니나 브로크만·엘렌 스퇴겐 달 지음, 열린책들, 2019년) 작성자 | 최보라『질의응답』은 노르웨이 산부인과 의사인 니나 브로크만과 의대생인 엘렌 스퇴겐 달이 '우리가 궁금했던 여성 성기의 모든 것'에 대해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솔직하고 따뜻하게 설명해 준 책이다. 저자들은 의대생 시절 노르웨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10대들, 성 노동자들, 난민들을 만나며 성에 대해 교육하였다. 그러면서 그들이 여성 성기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들을 정리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으려고 블로그를 열었고, 『질의응답』이라는 책 출판으로 연결되었다. 나는 한 사람의 여성으로서, 청소년상담기관 실무자로서, 성교육 강사로서 '성(Sexuality)'과 관련된 많은 책과 자료들을 보고, 공부하고, 교육해 왔지만 여성 성기..
『감정폭력』- 세상에서 가장 과소평가되는 폭력 이야기 감정폭력 (Emotionale Gewalt, 베르너 베르텐스 저, 걷는나무, 2019년) 작성자 | 이인선 「감정폭력」은 독일의 의사인 베르너 바르텐스(Werner Bartens)가 쓴 책으로, 독일어 원제는 ‘Emotionale Gewalt’이다. 직역하면 정서적 폭력, 영어로는 Emotional violence에 해당하는데, 이 책의 한국어 제목은 감정폭력으로 붙여졌다. 한국사회에서도 가정폭력이나 데이트 폭력 등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폭력과 학대, 직장이나 사회적 관계에서 권력이나 힘의 우위에 의해 발생하는 괴롭힘, 따돌림, 갑질 등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이전에는 심각한 신체적 폭력만을 폭력으로 인식하던 것에서 점차 정서적인 폭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 책은 여러 개인적,..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 (홍기빈 저, 지식의 날개, 2012년) 작성자 | 이승영 한줄 요약: 저자 홍기빈은 저서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에서 현대의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돈벌이 경제학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으며, 이것의 한계가 무엇인지, 이에 대해 저항한 경제학적 접근은 어떤 것이었는지 밝히며,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살림/살이 경제학은 어떤 것인지 밝히고 있다. 오늘날 '경제학'은 어떤 학문인가? 현대의 경제학은 인류의 행복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가? 저자는 오늘날의 경제학이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돈벌이 경제학'에만 치우쳐 있음을 지적하며, 여기서 벗어나 인간 삶을 진정으로 풍요롭고 인간답게 해 주기 위한 고민이 담긴 '살림/살이 경제학'을 발전시켜 나갈 것을 주장한다. '살림살이'라는 단..
『노동의 배신』 노동의 배신 (Nickel and Dimed, 바버라 에런라이크 저, 부키, 2012년) 작성자 | 최지현 나에게서 경력과 높은 학력을 빼고 나면 어쩌면 남는 것은 원래의 ‘바브’인지도 몰랐다. 아버지가 광산에서 탈출하지 못했다면 ‘바브’는 실제로 월마트에서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바브’가 어떤 어른이 되었는지 보는 것이 흥미롭기도 했고 조금은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그녀는 실제의 나보다 심술 맞고, 교활하며, 한번 앙심을 품으면 잘 풀지 못하고,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덜 똑똑했다(p. 229). 이 책은 미국의 3개 지역에서 1개월씩 식당 웨이트리스,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판매 직원 등 비숙련 노동자가 되어 그 임금으로 생활이 가능한지 실험해 본 경험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
『지식인의 책무』 지식인의 책무 (Writers and Intellectual Responsibility, 노암 촘스키 저, 황소걸음, 2005년) 작성자 | 최지현 제목에서부터, 감당해야 할 무게가 부담되기도 하고, 혹은 명쾌한 답을 기대하기도 했던 책이었다. 저자는 동티모르 문제와 관련된 강연을 위해 1995년 호주를 방문하였고, 강연 자료와 내용 그리고 강연내용의 보완을 통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저자는 또한 머리말에서 “이 책이 언젠가부터 추악한 얼굴로 변해버린 민주주의를 올바른 방향으로 되돌리고, 기본적인 인권마저 무시되는 현실을 뒤바꿔야 할 절박한 필요성, 그리고 정직한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앞으로 전진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용기..
『청년 흙밥 보고서』 청년 흙밥 보고서 (변진경 저, 들녁, 2018년) 작성자 | 최보라 현장에서 일하면서 만났던 청소년들이 지금은 청년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그들을 만나고 있지 못하지만 『청년 흙밥 보고서』 라는 제목의 책을 보고 바로 그들이 떠올랐다. 저자는 오랜기간 청년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서 그들의 식사를 '흙밥=흙수저의 밥'이라고 불렀다. 우리 사회의 청년들은 고비용 대학 교육, 취약한 노동 환경, 길어진 취업준비 기간, 열악한 주거 여건 등으로 ‘식사권’을 빼앗겼다. (29p.) “지금 제 상황에서는 제로섬 게임에서 오는 압박감이 식사 때 저를 더 불안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 같아요. 행복하고 아무 걱정 없는 식사를 해본 기억이 별로 없어서...” 저자가 만난 청년들의 '흙밥'은 예상했던 것보다..
『위장환경주의』 -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 위장환경주의 (Die gruene Luege, 카트린 하르트만 저, 에코리브르, 2018년) 작성자 | 이인선 저자인 카트린 하르트만은 독일의 기자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이 책은 베르너 부테(Werner Boote)의 영화 「더 그린 라이(The Green Lie)」를 촬영하기 위해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저자는 광대한 자료와 데이터를 활용하여 ‘그린(green)’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를 우리에게도 익숙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이들 기업들은 환경오염과 노동력 착취를 통해 생산한 제품을 ‘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인’과 같은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하여(이를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 한다), 소비자에게 그들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환경보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평균의 종말』 - 평균이라는 허상은 어떻게 교육을 속여왔나 평균의 종말 (The End Of Average, 토드 로즈 저, 21세기북스, 2018년) 작성자 | 조미형 이 책을 읽으면서 테일러주의에 대한 비판에 공감하면서, 평균과 표준편차로 이해해 온 공부에 대해 돌아보았다. 그리고 [들쭉날쭉의 법칙, 맥락의 법칙, 경로의 법칙]이라는 세 가지는 자신을 돌아보고, 타인에 대해 이해하고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사해 주는 바가 있었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다차원적인 측면에 대한 고려 없이 하나의 평균값으로 그 사람을 설명할 수는 없다. 어떤 면에서는 높은 값으로 표현되지만, 또 다른 면에서는 낮은 값으로 표현될 수 있다. 이러한 다차원적인 측면들은 그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또 다르게 작동할 것이다. 하나의 수치로 제시되는 과정에서 ‘사람’은 사라지고, 그저 ..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저, 문학동네, 2015년) 작성자 | 최보라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벨라루스의 저널리스트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제2차 세계대전에 직접 참전했거나 전쟁을 목격한 200여 명의 여자들을 만나 인터뷰하여 모은 이야기를 Q&A가 아니라 일반 논픽션의 형식으로 저술한 책이다. 저자는 소설가는 아니지만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 저자 자신은 ‘소설-코러스’라고 부르는 자기만의 독특한 문학 장르를 창시했으며, 다큐멘터리 산문이지만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이야기에 깊이 빠지게 하는 매력적인 책을 저술하였다. 남자들은 전쟁을 통해서 얻은 위대한 승리와 영웅, 이념 등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기억하지만, 여자들은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