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께하는공부/함께읽기

『로버트 오언』

 

 


로버트 오언(G.D.H. 콜 지음, 홍기빈 옮김,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2017년)

 

작성자 | 조미형

* 역자 서문에서,

 

로버트 오언은 당시 시작된 산업사회에서 [아직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나타날 문제를 예견한 예언자 역할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역자는 말한다.

 

기계제 생산의 도래는 항상 인간에게 풍요와 편리만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자유와 도덕을 심히 침해하기도 하며, 심지어 실업과 불평등 상태로 밀어 넣을 수도 있다. 산업의 합리성과 인간의 자유 및 연대라는 도덕적 가치가 최대한 공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합리적 재구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버트 오언은 사회를 합리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고 하였다.

정부 및 공공, 시장, 시민사회라는 낯익은 3분법만으로는 부족하며 이 셋이 창조적으로 융합되어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창출하는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이 중심을 차지한다.”

 

 

인간의 본질은 경제적 인간이 아니라 사회적 인간이다.

사회주의라는 개념은 개인주의-무한경쟁의 비인간적 시장경제-의 반대말로서 나타난 이름이다.

합리적 구성은 어디까지나 사람들의 공동체라는 전체 사회의 관점에서 계획되고 실행되어야지 결코 개인의 차원으로 조직되어서는 안 된다.

 

** 오언과 뉴 래너크의 관계는 모두 28년에 걸쳐 지속되었고, 그 중 25년 동안은 오언이 그 공장을 실제로 경영했다. '오언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들이다.

 

p.115. 뉴래너크 사람들의 주거는 회사에서 제공했다. 데이비드 데일은 공장만이 아니라 마을도 건설했던 것이다. 대다수의 가족들은 충분한 위생시설도 없는 상태에서 방 하나에서 생활해야 했다. 도로에는 오물이 가득했고, 집들은 더럽고 어지러웠다. 오언의 첫 번째 사업은 그래서 모든 집을 한 층씩 더 올려서 거의 모든 가정마다 방을 두 개씩 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었다.

 

p.118. 그는 무슨 급작스러운 혁명 따위를 시도했던 것이 아니다. “이 변화들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져야 했으며, 효과를 내려면 공장이 이윤을 낼 수 있어야만 했다.” 그가 최초로 맡은 과제는 두 가지였다. 기계를 개선하고 다시 배치하고, 마을의 주택을 확장하고 더 세우는 동시에 도로를 제대로 깔아주는 것.

 

사람들이 스스로를 훌륭한 사람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려면 또 물질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좋은 결과를 확실하게 얻기 위해서는 물질적 환경과 도덕적 환경을 모두 개선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p.123 저의 관심은 빈곤을 가져왔을 여러 직접적 원인들을 제거하는 것이며, 저는 거짓말, 절도, 알코올 중독 등 그 시절 여러분들 사이에 만연해 있었던 여러 해로운 습관들을 낳았던 가장 두드러진 자극의 원천들을 제거했으며외적인 습관의 개선을 꾀했습니다.

 

p.124 오언이 내렸던 최초의 조치들 중 하나는 이 가게들은 모두 문 닫게 만들고 그 대신 회사가 소유한 상점들을 열었던 것으로, 여기에는 생필품들이 모두 공급되고 있었다. 사람들은 생활비를 4분의 1이나 절약할 수 있었다. 게다가 그 전에는 가게에 최악의 물건들밖에 없었지만 이제 모두 최상의 물건들만 갖다 놓았다. 주목해야 할 점은 오언 또한 자기 상점에 위스키를 가져다 놓기는 했지만, 알코올 주정이 아니라 질 좋은 위스키를 가져다 놓았다는 것이다.

 

p.125 노동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보건방문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하여 그 위원들로 하여금 돌아다니면서 집 안의 청결과 관리 상태의 수준을 개선하도록 애쓰게 했다

 

p.128 그가 공장의 상태를 개선하려 했던 것은 이윤을 늘리기 위한 수단이었다기보다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에 정말로 큰 가치를 두기 때문이라는 진정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누구도 의문을 품지 않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 개혁을 진전시키는 데에 아무런 장애물을 만나지 않게 되었고...

 

p.197 큰 공장주의 입장에서 볼 때 세상에서 가장 두려워해야 마땅한 것이 바로 저임금입니다. 임노동자들은 그 숫자가 많기 때문에 모든 물품들의 가장 큰 소비자들입니다. 따라서 임금이 높으면 나라 전체가 번영하지만 임금이 낮으면 최상층에서 최하층까지 모든 계급이 다 고통을 받는다는 점, 특히 그중에서도 제조업자들의 이익이 큰 타격을 받는다는 것은 언제나 사실입니다. ...... 모든 경우에 나라 전체의 진정한 번영은 항상 임금의 수준에 즉 생산적 계급이 자기들이 내놓은 노동의 대가로 얻어가는 안락품들의 정도와 범위에 정확하게 비례합니다. 그래서 진정한 사회악은 너무 어린 아이들을 고용하는 것, 과도한 노동, 저임금 등이라는 것이다.

 

p.208 전쟁 기간 동안 이미 여러 기계적 화학적 발명과 발견들이 광범위하게 생산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이들에 비하면 사람은 더 비용이 많이 드는 기계가 되어버린 상태였다. 따라서 사람들은 생산에서 쫓겨나게 되었고 그 자리를 여러 기계가 대신하게 되었다. 이렇게 새로운 여러 발명과 발견이 창출해낸 새로운 힘이 이미 엄청나게 발전하여 사람의 힘을 대체하는 바람에나타난 것이 당대의 궁핍 상태라는 것이다. 이렇게 오언의 관점은 액면 그대로 볼 때 기계로 인해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보는 정통적인 생각과는 직접적으로 반대되는 것이다.

 

p.209 현재 궁핍 상태의 직접적 원인은 인간 노동의 가치 저하이다. 이를 촉발시킨 것은 유럽과 아메리카의 제조업 무엇보다도 영국의 제조업에 기계가 전반적으로 도입된 것에 있으며

 

* 다음은 오언이 지향한 공동체의 모습이다. 구빈법 시스템을 비판하며, 거기에 투입되는 비용으로 기금을 조성하여 협동 마을을 조성하자고 제안하였다.

 

   500명 이상 1,200명 정도의 공동체가 협동의 원리를 기초로 최대한 자급자족하는 경제단위를 구성할 수 있다. 토지 공유 개념이 적용된다. 노동의 과학화를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은 공동체의 삶이 있다.

 

p.216 그는 이들(영세민 실업자)을 저급한 인간으로 다루고 또 실제로 저급한 인간으로 만들어버리는 당시의 구빈법 시스템 대신 훨씬 더 합리적인 이성에 기초한 조치들로 대체하도록 지배계급과 정부에 호소하고 있었던 것이며

 

p.212 오언은 일자리가 귀한 것은 경제적 수요가 없기 때문이지 인간적 수요가 없기 때문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p.213~215 오언은 우선 빈민 구호 지방세로 걷힌 돈을 실업자 구호에 써버릴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책임 당국이 이자 낳은 자본 기금을 조성하여 협동 마을을 건설하는 데에 쓰자고 제안한다이 마을들은 뉴 래너크를 모델로 삼은 것으로서, 그 자체가 하나의 경제단위이며 그 전체를 협동의 원리라는 기초가 관통하고 있다. 각각의 마을마다 상당한 양의 토지를 매입 혹은 장기 임대한다. 그리고 적당한 위치-되도록이면 토지의 한가운데-에 큰 규모의 협동 건물 형태로 마을 세운다. 그의 제안으로는 각 마을마다 적절한 인구는 남자 여자 아이를 모두 합쳐서 1,200명 정도일 것이라고 한다. 마을 사람들의 주된 직업은 땅을 일구는 것이지만, 자기들 스스로의 작업장과 공장들도 다양한 정도로 갖게 된다. 대개는 마을마다 스스로의 생계에 필요한 재화들을 생산하여 최대한 외부로부터의 구매를 줄이고 오직 잉여 생산물만 공개 시장에 내다 파는 것으로 한다. 하지만 마을의 수가 늘어나게 되면 점차 각자의 잉여 생산물을 마을들끼리 교환할 수 있게 된다. 각각의 마을마다 일정한 잉여를 생산하여 모든 주민들에게 훌륭한 생활수준을 보장하면서도 최소한 자본에 대한 이자를 갚는 이상의 잉여를 내도록 마을을 조직하고 설계하는 일을 전혀 어렵지 않다고 오언은 주장한다. 물론 각각의 마을 공동체가 필요한 토지의 면적은 토질에 따라서 또 농업과 제조업의 비율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다양하게 다를 것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이 협동 마을들은 공동체로 제안되고 있으며, 이는 노동도 지출도 모두가 함께 통일적으로 행한다는 원리를 기본으로 삼고 있으며, 그 기초는 있다”. 이 실험에 적절한 인구의 숫자는 최소한 500명은 넘어야 하며, 많아도 1,500명은 넘지 않아야 한다.

통일된 노동이 여러 방면에서 엄청난 경제성을 가지고 있다고 오언은 확신했기 때문에, 이를 농업에 적용한다면 자신이 제조업에서 몸소 경험했던 것과 같은 결과들을 얻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예전에 돌턴 및 다른 과학자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화학의 발견들을 농업에 적용하면 다양한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고 깊게 믿고 있었다. 그는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도 이렇게 말했다. “땅을 일구는 작업은 위대한 과학자들과 고도의 교육을 받은 이들이 수행하는 우아한 화학적 기계적 과정으로 얼마든지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뉴 래너크 공장이 면화 실의 생산에서 보였던 것과 똑같은 효율성으로 토지를 경작하는 협동 마을들을 세우고자 했던 것이다.

이 마을들의 경제적 기초는 이처럼 주로 마을 사람들 스스로가 좋은 생활에 필요로 하는 것들을 생산하도록 고안된 모종의 과학적 농업에 있었다. 그리고 협동통일된 노동의 원리는 그들의 일뿐만 아니라 생활 방식에도 적용된다. 이 마을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건물들이 크게 모여 있는 곳으로서, 여기에서 이들은 통일된 공동체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물론 각 가정마다 아파트가 주어지지만 독서실, 거실, 레크레이션 공간 등은 모두 공동으로 운영되며, 식사 또한 공동 주방에서 조리하여 함께 먹는다. 3세 이상의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기숙 시설이 있으며, 가정의 아파트에서 부모와 함께 자는 것은 영아들뿐이다. 마을의 건물들을 세우는 땅은 거대한 사각형의 대지로서, 그 가운데에는 공공건물들이 있고 이를 다시 아이들의 놀이터가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p. 266 이 새 마을들에서 오언이 노리는 것은 바로 노동 분업의 여러 해악을 없애는 것이다. 손으로 하는 숙련노동은 대개 기계로 대체될 것이며, 이에 따라 각자 특화된 노동을 해야 할 필요도 사라지게 된다. 세세한 노동 분업 그리고 세세한 이익의 분화라는 것은 곧 빈곤, 무지, 온갖 종류의 낭비, 사회 전반에 걸친 반목, 범죄, 비참, 사람들의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배치성 등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따라서 아이들은 모두 전면적인 교육을 받아야만 하며, 어른들은 모두 다 공장 일과 농업 일을 결합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