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존 레스타키스 지음/번역협동조합 옮김, 착한책가게, 2017년)
작성자 | 최지현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경제민주주의에 대한 역사적, 이론적 쟁점을 제시하며 협동조합 운동의 성장에 대한 역사적 관점을 제기한다. 두 번째 파트는 경제민주주의 혹은 인간적인 경제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실현된 모습, 즉 협동조합의 다양한 사례를 보여준다. 세 번째 파트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하에서의 세계 경제상황과 이러한 상황에서 협동조합은 어떤 전망을 갖는가를 논의한다.
원서의 제목은 ‘humanizing the economy’, 즉 경제 인간화되기 이다. ‘경제 인간화되기’ 혹은 ‘협동조합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첫 장(1장)과 마지막 장(11장)을 통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1장과 11장의 주요 문장들을(아래) 중심으로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실제로 ‘자유 시장’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경제도 우리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일부분이다. 그래서 경제를 인간화해야 하며, 그 방안 중 하나가 ‘협동’ 그리고 ‘협동조합’이다."
(1장)
시장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자유’상태가 아니었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시장은 언제나 법률, 정치, 문화, 종교 등 외부의 제약을 받아왔으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p.25)
개인은 사회적 존재라는 정체성은 인간 사회와 그것을 지탱하는 경제체제의 기초였다. (p.33)
자본주의는 시장의 동의어가 아니며,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의 원천도 아니다. (p.39)
민주주의가 정치에 바람직하다면, 경제에도 똑같이 좋은 것 아닐까? (p.41)
물질적인 것을 우선하고 사회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의 가치를 너무나 낮게 평가하는 경제체제에서 물질과 정신의 긴장관계가 이처럼 제도화된 적은 없었다. (p.47)
인간의 얼굴을 한 경제체제를 이룩하려는 노력은 산업시대의 태동기부터 계속되어왔다. (p.48)
그 중에서 가장 오래 지속될 수 있는 것은 협동을 경제적, 사회적 교환의 기초로, 호혜를 경제적, 사회적 개혁의 기초로 삼는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p.48)
(11장)
경제를 인간화해야 한다. 이것은 자본의 시대에 협동이 맡은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p.378)
협동조합은 인간의 경제체제에 대해 또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며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면서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인식할 수 있게 도와준다. (p.411)
이 책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 마을 하나가 협동경제의 단위가 된 사례, 세계적인 기업이 된 협동조합, 홍등가의 협동조합, 공정무역과 접목된 협동조합, 노동자가 점거한 협동조합 등-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다양한 협동조합의 형태, 아마도 ‘성공한’ 사례들, 에 대하여, 우리 조합원들이 함께한 '함께읽기' 에서는 크게 두 가지 생각을 나눠볼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다양한 협동조합 모델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국에서는 어떤 아이디어를 접목해 볼 수 있는가? 이었다. 두 번째는, 협동조합의 발생, 형태, 성공에 이르기까지 그 공동체가 속한 사회의 문화와 제도는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어떠한 문화와 제도 속에 있는지, 한국의 협동조합이나 협동조합 문화가 자리를 잡고 지속가능성을 갖으려면 어떠한 문화와 제도가 만들어져가야 하는지도 고민해 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10장(공동체의 위기) 중 ‘노동의 의미’ 파트가 기억에 남는다. 이 부분을 통해 ‘왜 연구를 협동조합으로 하고자 하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연구자 공동체가 연구자를 고용하고, 연구활동의 주체가 연구자이며, 연구활동을 위한 공간(일터)의 소유자가 연구자 공동체인 곳, 이것이 내가 생각했던 '연구자 + 협동조합'의 의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고용된 곳이 우리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일터가 단지 부의 창출을 위한 체제로 남아 있는 한, 노동이 자본의 도구로 존재하는 한, 이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p.367)
어떤 일터라도,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이익 창출을 위한 체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재적 가치가 실현되는 공동체로 전환하는 경우 뜻 깊고 중대한 변화를 겪을 수 있다. (p.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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