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함께하는공부/함께읽기

『위장환경주의』 - ‘그린’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

 

위장환경주의 (Die gruene Luege, 카트린 하르트만 저, 에코리브르, 2018년)

작성자 | 이인선

저자인 카트린 하르트만은 독일의 기자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이 책은 베르너 부테(Werner Boote)의 영화 더 그린 라이(The Green Lie)를 촬영하기 위해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저자는 광대한 자료와 데이터를 활용하여 그린(green)’으로 포장한 기업의 실체를 우리에게도 익숙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이들 기업들은 환경오염과 노동력 착취를 통해 생산한 제품을 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인과 같은 그럴 듯한 말로 포장하여(이를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 한다), 소비자에게 그들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환경보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만족감을 주고 그 대가로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캡슐커피 회사인 네스프레소는 제조과정에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알루미늄 캡슐 쓰레기를 매년 엄청난 양 배출하면서, 알루미늄 캡슐이 재활용’, ‘지속가능하며 한잔의 캡슐커피를 마심으로써 환경과 공동체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린 마케팅은 패션산업에서도 흔한데, 아디다스나 H&M과 같은 패션 회사들은 재활용품으로 만든 자사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당신도 환경보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소비를 조장하면서 친환경적 기업이미지로도 성공적으로 마케팅한다. 그러나 재활용품으로 만든 제품은 기업의 전체 생산품 중 매우 적은 퍼센트를 차지할 뿐이다 

기업들은 자신들의 그린워싱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엔, 세계자연기금 등의 국제기구, 정치인, 심지어 환경보전 비영리단체들에 대한 로비, 친환경적인 기업이미지로의 마케팅, 광고에 막대한 돈을 쓴다. 그리고 기업들의 자본축적의 대가는 지구 어디선가 파괴되고 오염되고 있는 지구의 생물과 산림과 땅과 바다,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착취당하는 노동자들(그 안에는 여성과 미성년자들도 포함되어 있다)이 치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녹색 거짓말과 자본주의를 극복하는데 우리 모두가 참여할 것을 요구한다. 무엇보다 녹색 거짓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데서 출발하여, 즉각적인 성공을 거두진 않더라도 반대 시위와 법안 발의 등의 행동을 통해 사람들의 연대감과 용기, 지식과 의식을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전략을 개발해 나갈 것을 독려하고 있다.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소비와 자원의 낭비를 조장하고 있으며, 결국 그린워싱은 (특히 환경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소비에 대한 죄의식을 줄이고 정당성을 주는 매우 성공적인 기업 마케팅이라는 점을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인식하게 된다. 지구 한편에서의 환경오염과 노동력 착취, 이를 밟고 다른 한편에서 기업이 취하는 이익과 자본축적을 넘어 모두가 공정하고 조화로운 삶을 위해서는, 저자가 지적하는 바처럼 이러한 녹색 거짓말을 인지하고 자본주의가 교묘하게 조장하는 소비와 낭비를 극복하려는 우리의 깨어있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